오늘 시장이 보내는 신호
나스닥이 -1.55%, S&P 500이 -0.79% 하락했다. 다우는 -0.26%로 그나마 선방했다. 숫자만 보면 '그냥 조정이겠지' 싶을 수도 있는데, 내가 더 눈여겨본 건 어디서 돈이 빠지고 어디로 흘러가느냐였다.
기술주가 무너지는 동안 유틸리티와 금융은 강세를 보였다. 한국전력, SK텔레콤, KB금융 같은 종목들이 오늘 주목받는 이유도 그 맥락이다. 미국 유틸리티 섹터가 오르는 날, 한국 유틸리티 종목이 동조하는 흐름은 꽤 반복적으로 관찰된다. 이게 오늘 하루만의 이야기인지, 추세가 되는 건지는 아직 모르겠다.
거래량 급증 종목도 흥미로웠다. 한성기업은 거래량이 12.1배 폭증했고, 에스씨디도 12.0배였다. 기가레인은 +30%, 파세코는 +25.3%까지 올랐다. 이런 숫자를 보면 '왜 나는 저 자리에 없었나' 하는 감정이 먼저 올라오는데, 나는 그 감정을 일단 옆에 두기로 했다. 30% 급등 이후의 종목을 쫓다가 더 많이 다쳐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안전자산 선호'라는 신호 앞에서 내가 하는 것
글로벌 자금이 방어주로 이동하는 국면에서 내가 실제로 하는 행동은 단순하다. 포지션을 새로 늘리지 않는다. 이미 들고 있는 종목의 손익을 한 번 더 확인한다. 그리고 현금 비중을 건드리지 않는다.
오늘 AI 실험 포트폴리오를 보면, 당일 수익률은 +0.37%였지만 누적 수익률은 -7.66%다. SK하이닉스를 신규 매수했는데, 편입 이후 -10.02% 상태다. 이런 숫자를 보면서 나는 '지금 이 장에서 신규 매수가 맞는 판단이었을까'를 계속 묻게 된다. 정답은 나중에야 알 수 있지만, 질문 자체를 습관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원달러 환율은 1,497.2원이다. 1,500원에 가까운 자리다. 환율이 이 수준일 때 외국인 수급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도 지켜봐야 할 변수다.
이번 주 남은 일정을 보면서
오늘 미국 6월 CPI 발표가 있었고, 내일은 PPI와 연준 베이지북이 나온다. 17일엔 TSMC 2분기 실적도 있다. 18일은 코스피200 옵션 만기일이다. 이벤트가 촘촘하게 쌓여 있는 한 주다. 이런 때일수록 나는 '지금 무엇을 사야 하는가'보다 '지금 얼마나 열어두어야 하는가'를 먼저 생각하려 한다. 시장 이벤트가 많을수록 방향 예측보다 대응 여력이 더 중요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방어주 쏠림이 며칠 더 이어진다면, 나는 현금 비중을 어느 수준까지 유지하는 게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걸까 — 그 기준을 아직 말로 정리하지 못했다는 게 오늘의 솔직한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