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로픽 클로드가 점유율을 점차 높이고 있고 그에 따라 오픈AI가 위기를 맞고 있다. 오픈AI가 투자하는 혹은 오픈AI가 투자 받는 회사는 어떻게 될까?
'관련주'라는 단어가 붙는 순간
솔직히 말하면, 나는 '관련주'라는 단어가 붙는 순간부터 경계를 한다. 오픈AI가 GPT-5를 발표하거나 새 투자 유치 소식이 나올 때마다 국내 증시에서 테마주가 불을 뿜는다. 2024년 초, 오픈AI 관련 기대감이 퍼지던 시기에 일부 중소형 AI 관련주는 단 2~3주 만에 주가가 두 배 넘게 오른 사례도 있었다. 그런데 그 이후가 문제다. 급등 이후 절반 이상 되돌림이 나온 종목이 한둘이 아니었다.
나는 이 흐름을 보면서 한 가지 질문을 계속 붙들고 있다. 이 회사가 오픈AI와 실제로 매출이 연결돼 있는가, 아니면 그냥 '분위기'로 묶인 것인가?
내가 본 구체적인 위험 요소들
첫째, 실체 없는 연결고리다. 오픈AI에 GPU를 납품하거나, API를 직접 활용해 매출을 만들어내는 기업과, 단순히 'AI 솔루션을 개발 중'이라는 IR 문구 하나로 묶이는 기업은 전혀 다르다. 그런데 시장은 종종 이 둘을 구별하지 않는다.
둘째, 밸류에이션 점검이 실종된다. 테마 장세에서는 PBR이 10배, 20배를 넘겨도 아무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다. PBR 가치함정 가이드를 한 번만 읽어봐도, 이런 상황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마무리됐는지 대략 감이 온다.
셋째, 오픈AI 자체의 불확실성이다. 오픈AI는 아직 상장사도 아니고, 비영리 구조와 영리 구조 사이에서 지배구조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그 불확실성이 국내 관련주에 그대로 전이된다.
넷째, 경쟁 구도의 변화다. 작년만 해도 'AI = 오픈AI'였지만 지금은 앤트로픽, 구글, xAI, 메타까지 본격적으로 따라붙고 있다. 만약 오픈AI의 시장 점유율이 흔들리면 '오픈AI 관련주'라는 라벨 자체의 프리미엄이 사라진다. 정작 그 회사의 매출이 오픈AI 한 곳에만 집중되어 있다면 다른 LLM 진영으로 매출처를 옮기는 데 시간이 걸리고, 그 사이 주가는 빠르게 빠질 수 있다. AI 관련 종목들을 비교해 보면 이 매출 다변화 정도가 회사마다 천차만별이라는 게 보인다.
진짜 수혜주를 가르는 세 가지 질문
내가 이런 종목을 들여다볼 때 던지는 질문은 세 가지다.
- 공시상 실제 매출 거래선이 명시되어 있는가? IR 자료에 'AI 협력' 같은 단어만 있고 거래선이 모호하면 일단 후순위로 미룬다.
- 테마와 무관한 본업이 흑자인가? 테마가 꺼져도 본업이 살아 있으면 빠진 주가가 되돌아오는 데 시간이 짧다. 본업이 적자인 회사는 테마가 꺼지면 진짜 바닥을 본다.
- 밸류에이션이 미래 5년 매출 성장을 이미 다 반영했는가? 이건 엑셀 한 장으로 거칠게라도 계산해본다. PSR 10배, 20배가 정당화되려면 매출이 몇 년에 몇 배가 되어야 하는지 따져보면 답이 나온다.
이 세 질문 중 하나라도 자신 있게 답이 안 나오면, 그 종목은 내 매수 후보에서 빠진다. 시장이 뜨거울수록 이 필터를 더 단단하게 잡아둔다.
그래서 나는 지금 어떻게 보고 있냐면
관련주 전체를 부정하려는 게 아니다. 진짜 AI 인프라 수혜를 받는 기업이 있다면, 그 기업의 실적과 현금흐름을 직접 뜯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테마가 꺼진 뒤에도 주가가 버텨주는 종목은 결국 숫자가 뒷받침되는 곳이었다.
테마가 한창 뜨거울 때는 '왜 안 사느냐'가 답답한 질문이 되지만, 식고 나면 '왜 그때 안 팔았느냐'가 더 아픈 질문이 된다. 이 두 후회 사이에서 내가 어느 쪽을 덜 후회할지를 미리 정해두는 게 결국 매매 원칙이라는 걸 매번 다시 배운다.
오픈AI 관련주, 당신은 어떤 기준으로 고르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