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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일기

삼성전자 주가가 반토막 났을 때 나는 뭘 했나

2026년 4월 22일 · 읽는 시간 약 3분

2024년 하반기, 삼성전자 주가가 5만원대까지 내려앉았다. 내가 처음 매수했던 가격이 7만원 초반이었으니 계좌에서 숫자가 사라지는 속도가 꽤 빨랐다.

그때 내가 뭘 했냐고 물으면... 솔직히 별로 대단한 걸 하진 않았다. 뉴스 탭을 하루에 열 번씩 새로고침 했고, 반도체 수출 지표를 찾아봤고, 유튜브에서 '삼성전자 전망'을 검색했다. 삼성전자 종목 리포트를 다시 열어본 건 그중 그나마 나은 행동이었을 거다.

친구가 평택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는데 그때 당시 평택 4공장인가의 일정이 밀리면서, 평택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친구는 주식을 팔라고 했다, 당분간은 좋지 않다고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지금 삼성전자 주가는 21만9천500원. 그때 산 것을 지금까지 보유했다면.. 하는 생각이 든다.

공포는 숫자를 흐리게 만든다

당시 PBR이 0.9 아래로 내려갔다. 이론상으로는 '장부가보다 싸다'는 뜻인데, 막상 그 숫자를 봐도 손이 안 움직였다. PBR 가치함정 가이드에서 읽었던 것처럼, 싼 게 더 싸질 수 있다는 공포가 숫자를 무력하게 만든다는 걸 몸으로 배웠다.

이 시기에 내가 가장 자주 한 행동은 '계좌 새로고침'이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점심 먹기 전에 한 번, 퇴근하면서 한 번. 새로고침 한다고 가격이 오르는 게 아닌데도 손이 자꾸 갔다. 가격이 더 떨어졌으면 한숨, 조금 회복했으면 안도. 그 짧은 감정 변동에 하루의 기분이 휘둘렸다. 지금 돌아보면 매수 자체보다 매수 이후의 감정 관리가 훨씬 어려웠다.

그때 내가 했어야 했던 일

지금 시점에서 솔직히 적자면, 추가 매수보다 더 중요한 건 '왜 이 가격에 사기로 했는지'를 글로 적어두는 일이었다. 7만원 초반에 살 때는 '반도체 사이클'이라는 막연한 단어 하나만 머릿속에 있었다. 5만원대로 떨어졌을 때 그 막연함이 그대로 공포로 바뀌었다. 만약 매수 시점에 'PBR 0.9 이하면 추가 매수, 0.7 이하면 반 더 매수' 같은 구체적인 기준을 적어뒀다면, 떨어지는 구간이 공포가 아니라 체크리스트가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추가 매수를 했냐, 안 했냐. 그건 아직 말 안 할게. 결과보다 그 과정에서 내가 어떤 기준을 갖고 있었는지가 더 궁금해졌으니까. 다만 그 이후로는 종목을 살 때 매수 이유와 손절/추가매수 가격을 항상 메모로 남기는 습관이 생겼다. 이 습관은 이번 일이 준 가장 큰 선물이다.

지금도 확신은 없다

좋은 기업이라고 해서 단기에 오르는 건 아니라는 걸 이번에 다시 확인했다. 삼성전자가 결국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 다만 그 시기에 내 판단 근거가 무엇이었는지는 기록해두고 싶었다. 나중에 비슷한 상황이 오면 이 메모가 조금은 도움이 되겠지.

한 가지 확실해진 건, '반토막'이라는 단어에 숨겨진 진짜 무게는 숫자가 아니라 시간이라는 점이다. 1년 가까이 그 가격대에 머물러 있으면 좋은 기업이라는 믿음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흔들리는 동안 무엇을 했느냐가 결국 다음 매매의 기준이 된다. 이번에는 흔들렸지만 다음에는 조금 덜 흔들리고 싶다.

⚠ 투자 유의사항
본 글은 개인의 투자 기록·의견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그 결과는 본인의 책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