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시장이 내게 던진 숫자들
미국 증시가 약세로 마감했다. 다우 -0.03%, S&P 500 -0.22%, 나스닥 -0.66%였으니 지수 자체는 큰 폭은 아니었다. 그런데 속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반도체 ETF(SOXX)가 -6.41% 급락했고, 그 낙폭을 금융(+2.18%)과 임의소비(+0.69%)만 겨우 상쇄하려는 모양새였다. 지수는 잔잔해 보여도 내부는 뜨겁게 갈라지고 있었다.
국내 시장은 더 극적이었다. 유진기업 +29.9%, 한양이엔지 +26.5%, 지엔씨에너지 +22.7%, GS건설 +19.9%까지 건설·에너지 섹터 종목들이 미국 섹터 흐름과 아무 상관 없이 튀어올랐다. 거래량도 평균의 4~6배였다. 호남 투자 관련 뉴스와 대형 프로젝트 기대감이 엮인 로컬 수급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나는 이 숫자들을 보면서 묘한 감각을 느꼈다. 부러움인지, 안도인지, 아니면 그냥 관찰자로서의 거리감인지.
양극화 장에서 내가 지키는 한 가지
이런 날은 항상 같은 질문이 온다. '저거 올라타야 하나?'
건설주들이 20~30% 뛸 때, 나는 그 흐름에 없었다. AI 실험 포트폴리오도 오늘 -1.27%로 마감했다. 누적으로는 -4.36%다. 반도체·기술 쪽에 노출이 있으니 SOXX 급락의 영향이 없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나는 '급등 중인 종목을 따라 사는 것'이 내 전략 안에 있지 않다는 걸 다시 확인했다. 거래량이 6배 터진 종목, 하루 30% 가까이 오른 종목은 내가 들어갈 때 이미 많은 것이 반영된 가격일 가능성이 높다. 그 수익의 상당 부분은 어제 그 종목을 이미 들고 있던 사람들의 것이다.
내가 오늘 실제로 움직인 건 마녀공장, 유한양행, SOOP 세 종목의 분할 진입이었다. 급등주가 아니라 수급 흐름이 바뀌는 신호를 보고 작게 들어가는 방식이다. 틀릴 수도 있다. 실제로 SOOP은 오늘 -1.92%였다.
그래도 나는 지금 이 방식을 유지한다. 화려한 하루보다 버티는 구조를 우선하고 싶기 때문이다. 7월 3일 미국 비농업 고용(NFP) 발표도 남아 있다. 이벤트 앞에서 현금 비중을 갑자기 늘리거나 줄이지 않는 것도 내가 지키려는 원칙 중 하나다.
다만 솔직히 묻게 된다 — 이런 섹터 양극화가 며칠씩 이어질 때, 나는 '내 원칙'을 지키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흐름을 못 읽는 것인지, 그 경계를 어떻게 구분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