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패턴 뜨면 오른다" — 투자 콘텐츠에 흔한 말이다. 정말 그런지, 직접 코드로 검증해봤다. 한두 개가 아니라 흔히 쓰이는 매매 아이디어 6가지를 같은 잣대로 백테스트했다. 결과는 일관됐다. 6개 전부 시장을 이기지 못했다.
어떻게 검증했나 — 정직한 잣대 3가지
대충 "과거에 올랐나" 보는 게 아니라, 착시를 걷어내는 장치를 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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룩어헤드 차단: 신호 시점엔 그 시점까지의 데이터만 사용. 미래를 훔쳐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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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중립: 수익률에서 같은 날 전체 시장 평균을 뺀 '초과수익'으로 평가. 시장이 올라서 같이 오른 건 실력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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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이긴 비율: 평균 수익률이 아니라 "같은 날 시장 평균을 이긴 비율". 평균은 소수 대박에 휘둘리는 함정이다
게시 기준은 단순했다 — 20일 보유 시 시장 이긴 비율 52% 초과. 동전 던지기보다 의미 있게 나아야 한다.
6가지, 그리고 성적표
대상은 코스피·코스닥 시총 1,000억 이상. 20거래일 보유 기준 '시장 이긴 비율'은 다음과 같았다(랜덤 기저는 약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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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바닥·3중바닥: 약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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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주 신고가 모멘텀: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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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량 동반 박스권 돌파: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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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된 바닥 + 상대강도 + 추세 + 강세장 (4중 필터):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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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성(특정 달 강세): 1만 2천 조합 중 기준 통과 83개 — 순수 우연 기대치(약 301개)에도 못 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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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기관 5거래일 연속 순매수 + 바닥: 38%
기준선 52%는커녕, 랜덤 기저 44%도 대부분 밑돌았다. 평균 수익률은 플러스로 보이는 것들이 있었지만, 그건 검증 기간 시장이 우상향이라 아무거나 사도 플러스였기 때문이다. 시장 대비로 보면 초과수익은 0 근처거나 마이너스였다.
가장 뼈아팠던 건 '큰손 따라사기'
사전 기대가 가장 컸던 건 외국인·기관 수급이었다. 차트 모양은 인과가 없지만 큰손의 매집은 '정보'니까. 그런데 5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얹었더니 바닥 단독(41%)보다 오히려 나빠진 38%였다.
이유는 명확하다. 투자자별 순매수는 다음 날 공개되는 정보다. 5일 연속 보일 때쯤이면 그 정보는 이미 가격에 반영돼 있다. 모두가 아는 신호는 신호가 아니다.
계절성과 데이터마이닝의 함정
"○월엔 ○○주" 같은 계절 테마도 검증했다. 핵심은 검정 횟수다. 종목 수천 개 × 12개월을 뒤지면, 아무 규칙이 없어도 순전히 운으로 "13년 중 12년 그 달에 올랐다"가 수백 개 나온다. 동전을 1만 번 던지면 8연속 앞면 구간이 반드시 생기는 것과 같다.
그래서 우연 기대치를 같이 계산했더니, 실제 통과(83개)가 우연 기대(301개)보다 오히려 적었다. 화려한 적중률은 마술이 아니라 착시였다.
그래서 무엇이 남았나
정직하게 말하면, 이 글에서 검증한 어떤 규칙도 "사면 오른다"의 근거가 되지 못한다. 하지만 그게 결론의 전부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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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점심은 거의 없다. 누구나 쉽게 그릴 수 있는 패턴에 시장을 이기는 우위가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 알려지면 사라지는 게 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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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N년 중 M년 적중"을 말하면 반드시 물어라 — 몇 개를 뒤져서 찾은 숫자인가? 검정 횟수를 뺀 적중률은 광고지 증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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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린 가설을 정직하게 버리는 것도 자산이다. 우리는 AI 1년 투자 실험에서도 안 통한 걸 안 통했다고 그대로 공개한다. 검증 과정 자체가 가장 정직한 콘텐츠다
이 글은 특정 종목·전략의 매수 권유가 아니며, 과거 데이터 분석일 뿐 미래 수익을 보장하지 않는다. 검증 코드는 표준 공개 데이터(시세·투자자별 매매동향)로 작성했고, 생존편향 등 한계는 결과를 오히려 낙관 쪽으로 부풀린다 — 그런데도 결론이 이렇다는 점이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