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주와 성장주가 같이 오를 때
어제 미국 시장은 다우 +0.13%, 나스닥 +0.81%, S&P 500 +0.65%로 소폭 상승 마감했다. 숫자만 보면 평범한 상승이다. 그런데 내가 눈여겨본 건 섹터 구성이었다. 필수소비(+1.08%)와 기술·테크(+1.01%)가 나란히 상위권에 있다는 게 묘하게 걸렸다.
보통 이 두 섹터는 같은 방향으로 크게 움직이지 않는다. 필수소비는 불확실할 때 돈이 몰리는 방어 자산이고, 기술주는 위험선호 심리가 살아있을 때 오르는 성장 자산이다. 둘이 같이 오른다는 건 시장 참여자들이 아직 방향을 한 쪽으로 정하지 못했다는 신호로 읽힌다. 물가 안정과 유가 하락이 뒤에서 받쳐주고 있다는 해석도 있는데, 나는 이게 '안심'이 아니라 '눈치 보기'처럼 느껴졌다.
원달러 환율은 1,417.9원으로 전일 대비 0.1% 소폭 상승했다. 환율이 이 수준에서 안정세를 유지하는 건 수출주 입장에서 나쁜 조건은 아니다.
반도체 동조 흐름과 국내 급등주
XLK +1.01%, SOXX +0.76% — 이 숫자가 나왔을 때 자연스럽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떠올렸다. 미국 기술주 강세가 국내 반도체 대형주로 연결되는 흐름은 올해 들어 꽤 일관적이었다. HBM 수급 이야기도 계속 나오고 있고, 2나노 공정 경쟁 이야기도 끊이질 않는다. 오늘 AI의 기록을 보면 AI 실험 포트폴리오에서 삼성전자는 이미 진입한 상태고, SK하이닉스는 오늘 +15.3% 수익으로 청산했다. 4일 보유에 15%면 나쁘지 않은 결과다. 반면 이엔에프테크놀로지는 -5.27%로 하루 만에 손절했는데, 이런 날도 기록해두는 게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국내 거래량 급증 종목들은 좀 다른 결이다. 지투파워가 거래량 14.1배에 +29.9%를 찍었다. 한라캐스트도 7.1배에 +21.3%. 이노테크도 10.9배에 +14.8%. 이런 숫자들을 볼 때마다 나는 일단 손을 멈추게 된다. 수급이 한순간에 쏠리는 종목들은 그 에너지가 어디서 왔는지 확인하기 전에는 올라타기가 망설여진다. 펀더멘털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거리를 두는 게 내 기본 태도다.
오늘은 옵션·선물 동시 만기일이기도 하다. 만기일 특유의 수급 변동이 오전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머릿속에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