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AI가 한 종목을 손절했다. 문제는 이 종목이 원래 "몇 주 두고 본다"고 분류해놓은 스윙 포지션이었다는 점이다.
AI는 스윙·단타 두 축을 동시에 굴린다. 진입 기준은 다른데, 문제는 손절 기준이 공유된다는 것. 일간 변동성이 임계치를 넘거나 당일 특정 지표가 무너지면, 진입 의도가 뭐였든 관계없이 매도 버튼을 누른다.
오늘 벌어진 일
이번 주 손절된 종목을 보면 크래프톤 −3.42%, 매커스 −5.06%, 카카오 −3.06%. 셋 다 며칠 더 끌고 가면서 흐름을 보려던 후보였는데, 하루 낙폭이 기준선을 건드리는 순간 기계적으로 나갔다. 손절 룰은 지켰지만 스윙의 시간축을 보장해주진 않았다는 얘기.
특히 매커스는 다음 날 곧바로 +3% 반등이 나왔다. 차트만 봤을 때는 일봉 하단이 살짝 깨진 정도였는데, 단타 룰의 변동성 임계치는 일봉 단위로 그어져 있다 보니 스윙으로 보유 중이던 포지션이 같은 룰에 빨려 들어간 셈이다. 익숙한 종목에서 자주 일어나는 패턴이라 매번 아쉬움이 남는다.
단타 룰로 스윙을 털어내는 건 결과적으로 이런 구조가 된다.
- 들어갈 땐 며칠~몇 주를 가정하고 진입
- 나갈 땐 그날 하루 움직임만으로 판단
- 결국 평균 보유기간이 의도보다 짧아진다
- 수익은 짧게, 손실은 빠르게 — 결과적으로 기대값이 깎인다
진입 전략이 스윙이어도, 손절 룰이 단타면 포지션의 본질은 단타다.
왜 이런 구조가 만들어졌나
처음 자동매매를 만들 때 손절 룰은 '계좌 보호용 안전장치' 한 개로 통일하는 게 가장 단순했다. 종목별로 다른 손절 라인을 굴리려면 변동성 측정, 보유기간 추적, 룰 충돌 처리까지 코드 복잡도가 빠르게 올라간다. 시작 단계에서는 그 복잡도를 감당하기보다 '하나의 안전선'으로 보수적으로 막는 게 합리적이었다. 다만 매매 데이터가 쌓이면서, 그 단순함이 스윙의 특성과 자꾸 충돌한다는 걸 확인하게 됐다.
그럼 어떻게 설계해야 하나
해결 방향은 두 갈래다. (a) 포지션별로 손절 룰을 분리해서, 스윙 태그 종목은 주간 낙폭 기준으로 판단하게 만드는 것. (b) 아예 섞지 않고, 전략별로 계좌를 쪼개는 것. 만약 후자가 깔끔하다면 장기적으로는 그쪽으로 가야 한다.
지금은 (a) 쪽으로 조용히 실험 중이다. 결과는 🧪 AI 1년 실험 오늘 AI의 선택 🏁 휴먼 vs AI에서 매일 숫자로 공개된다. 차트분석 리포트에서 다룬 종목 중에서도 스윙 후보들이 같은 룰에 걸려나가는지 지켜봐야 할 지점.
구체적으로는 스윙 태그가 붙은 종목은 일봉 −3% 단일 기준 대신 주간 종가 기준 −7%를 손절 라인으로 두고, 단타 태그는 기존 일봉 변동성 룰을 유지하는 식으로 분리해보고 있다. 한 달 정도 운영해보고 두 룰의 손익 곡선을 비교한 뒤, 단타에서 스윙으로 전환 글에서 정리한 방향과 합쳐서 다음 단계를 결정할 예정이다.
오늘의 정리
AI를 믿고 맡기는 게 아니라, AI가 어떤 룰에 맞춰 결정하는지 관찰하는 일이 매일의 숙제다. 오늘은 그 룰 하나에 작은 금이 보였다.
자동매매라고 해서 사람의 개입이 필요 없는 게 아니라, 오히려 사람이 룰의 빈틈을 찾아 메우는 작업이 더 중요해진다는 걸 매번 다시 느낀다. 룰을 만들고 끝이 아니라, 룰이 시장과 어떻게 부딪치는지 관찰하면서 천천히 손보는 게 진짜 자동매매다.
당신이라면 스윙과 단타의 손절 기준을 어떻게 나누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