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은 재투자해야 진짜 복리다"라는 말을 책에서 수십 번 봤지만, 솔직히 체감이 안 왔다. 5% 배당이면 20년 뒤 2배 좀 넘겠지, 싶었다.
그런데 배당 재투자 가이드 쓰려고 시뮬레이션을 돌렸더니, 받아서 쓰기 vs 재투자의 차이가 30년 뒤 3배 이상 벌어졌다. 세금 15.4%를 떼고도 그랬다.
핵심은 수익률이 아니라 시간
수익률을 8%에서 10%로 올리는 건 어렵다. 종목 선별, 타이밍, 때로는 운까지 맞아야 한다. 반면 재투자 10년을 늘리는 건 그냥 안 팔고 가만히 있기다.
| 조건 | 30년 후 (원금 1억) |
|---|---|
| 배당 받아서 쓰기 (5%) | 약 2.5억 |
| 배당 재투자 (5%, 세후) | 약 3.8억 |
표로 보면 차이가 작아 보이지만, 1.3억은 서울 변두리 전세금이다.
왜 이렇게 차이가 벌어지나
복리의 본질은 "내가 벌어들인 수익이 다음 해에 또 수익을 만든다"는 구조다. 배당을 받아 써버리면 그 사이클이 매년 끊긴다. 첫 해에 끊기면 1년치, 10년 동안 매번 끊기면 10년치 사이클이 통째로 사라진다. 30년이라는 시간 위에서 그 차이는 단순한 덧셈이 아니라 곱셈으로 누적된다.
이걸 직접 복리 계산기에서 돌려보면 더 선명하다. 배당 5%를 매년 인출하는 시나리오와 재투자하는 시나리오를 나란히 그려보면, 처음 10년은 큰 차이가 없다가 15년차부터 곡선이 급격히 벌어지기 시작한다.
복리의 진짜 적
복리의 진짜 적은 시장 하락이 아니라 조바심이다. 배당이 들어올 때마다 "이걸로 뭘 살까" 생각하는 순간부터 복리는 깨진다. 자동 재투자 설정, 혹은 배당금을 바로 보지 않는 별도 계좌 — 시스템으로 막아야지, 의지로는 안 된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심적 회계(mental accounting)'가 여기서 작동한다. 본인이 번 월급은 신중하게 쓰면서 배당금은 '공돈'처럼 느끼는 함정이다. 한 번이라도 배당으로 외식이나 쇼핑을 해본 적이 있다면, 그 순간 복리는 한 칸 후퇴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