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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월급 실수령액… 느끼는거와 다른 이유

2026년 4월 22일 · 읽는 시간 약 3분

연봉 협상 시즌이 지나고 나서 올해 연봉이 작년보다 300만원 올랐다는 걸 알았다. 살짝은 아쉽기도 했지만 기분이 좋았다. 월급은 항상 달콤하다. 하지만 월급 실수령액 계산기에 숫자를 넣고 나서 그 기분이 조금 달라졌다.

세전 연봉 기준으로 월 25만원이 오른 건데 사실상 실수령으로는 18만원 정도다.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소득세, 지방소득세. 항목 이름은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얼마씩 빠져나가는지를 이렇게 시각적으로 본 건 처음이었다. 월급 올리는 것 만큼 힘든 것은 없는데.. 실질적으로 버는 것은 크지 않은 것 같아서 실망도 크다.

300만원이 300만원이 아닌 세계

300만원. 월 18만원이 적은 건 아니다. 하지만 협상 테이블에서 느꼈던 '300만원'이라는 숫자. 특히 지금 같은 불경기에 올려주는 것만 해도 어딘가 싶은데. 그럼에도 그 무게와 실제로 통장에 찍히는 숫자 사이에는 꽤 큰 간격이 있었다. 이걸 진작 알았더라면 협상을 다르게 했을까? 모르겠다. 아마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연봉 인상 비율이 크면 클수록 세금 비율도 점진적으로 올라간다. 누진세 구조가 그렇다. 5천만원 → 5천5백만원으로 올리는 것과 8천만원 → 8천5백만원으로 올리는 것은 같은 500만원 인상이지만, 실수령 차이는 후자가 훨씬 적다. 연봉이 어느 구간에 있느냐에 따라 같은 노력의 보상이 다르게 돌아온다는 게 처음 확인했을 땐 충격이었다.

그래서 실수령 기준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앞으로는 저축이든 투자든 세후 실수령 기준으로만 계산하기로 했다. 복리 계산기에 넣는 '월 저축액'도 당연히 실수령 기준이어야 한다. 세전 숫자로 계획을 세우면 꼬일 수 있다. 내가 생각 했던 것보다 덜 모일 수 있다. 일단은 연봉 올리는 것은 무조건 좋으니. 어떻게든 올려서 시드머니를 확보하는 것이 파이어가 되기 위한 첫 걸음 인 것 같다.

FIRE 계산기도 세후 기준으로 다시 돌려봤다. 세전 기준일 때보다 FIRE 도달 시점이 2~3년 미뤄졌다. 처음엔 우울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쪽이 진짜 숫자다. 잘못된 가정으로 그려진 빠른 미래보다, 보수적이지만 정확한 미래가 더 안전하다.

절세 도구도 함께 봐야

같은 연봉이라도 IRP, 연금저축, 청약저축 등 세액공제 도구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실수령이 또 달라진다. 연 700만원까지 세액공제가 가능한 IRP·연금저축은 연말정산 환급으로 돌려받는 만큼 사실상 실수령을 늘려주는 효과가 있다. 절세 도구를 안 쓰는 것은 가만히 있으면서 매년 손해를 보는 것에 가깝다.

복리 계산기에 IRP 절세분까지 더해서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면, 같은 월 저축이라도 결과가 꽤 다르게 나온다. 연봉 협상보다 절세 설계가 실수령에 더 큰 영향을 미칠 때도 있다는 걸, 숫자로 확인해보는 게 가장 빠르다.

⚠ 투자 유의사항
본 글은 개인의 투자 기록·의견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그 결과는 본인의 책임입니다.